일단 외환보유고액과 대미 직접투자 3500억불, 에너지 구매 비용 1000억불은 그다지 상관이 없습니다.
대미 투자액은 정부 직접 투자가 아닌 보증이고, 실제 자금조달은 미국의 은행등에서 투자 주체가 되는 기업 혹은 미 정부가 합니다.
예를 들어 회담에 명시한 미국 조선업 부흥을 위한 기업 설립을 위해 [한화 오션]이 미국내 조선조를 구매할 때 미국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한국정부가 이를 보증하는 방식이죠.
한화가 미국 조선 사업을 망하면 IMF때처럼 정부 빚이 되지만, 그전에는 상관없다는 뜻입니다.
두번째로 3500억불과 1000억불 모두 뻥카입니다.
우선 에너지 구매 비용 1000억불에 대해서 말하자면, 살려고 해도 살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LNG는 해상운송을 위해서 영하 170도 이하로 냉각시켜 액화시키는 과정을 할 수 있는 환적 터미널이 필요한데, 미국 전체 LNG터미널의 처리능력이 연간 260억불 어치뿐이 안됩니다. 트럼프 임기 내내 한국에만 팔아도 처리능력이 감당을 못하는데, 기존 고객들이 있고 결정적으로 유럽이 이번 회담에서 7500억불 어치를 산다고 해놔서 유럽 캐파에 밀리며, 결정적으로 남미가 선물시장에서 선점해놔서 한국은 낄래야 낄 자리가 없습니다.
잠깐 LNG의 국제 가격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는데,
기준단위(MMBTU)당 중동산 7~9불, 러시아산은 5~6불, 미국 세일 가스는 3불 내외라 기존에 중동과 러시아에서 구매해오던 한국에겐 미국이 가스를 팔아주면 오히려 땡큐인데 한국까지 물량이 안 온다는 뜻이고,
결정적으로 LNG나 원유는 트럼프가 파는 게 아니라 원유 선물 거래소에서 경매를 통해서 거래되니까 한국이 사고 싶다고 무조건 사는 것도 아닙니다.
정리하자면 오히려 미국이 LNG를 팔아주면 좋은데 살 수도 없다는 뜻이죠.
덤으로 트럼프가 지껄인 거짓말 중에 알레스카 LNG가스전 사업에 대해서 잠깐 부연하자면,
북쪽 해안 지대의 유전에서 동토인 알레스카를 최소 1000KM이상 종단하는 파이프 라인을 설치하고 남쪽 해안 지대에 새로 터미널지어 여기서 환적한다는 건데, 채산성이 개판난 건 두말할 나위도 없고 공사 난이도가 헬이라 트럼프 임기내에 절대 못 끝냅니다. 미 자원조사국의 가장 긍정적 통계로도 기준단위당 13불이상이 되는지라 애써 공사해도 팔리지도 못합니다. 괜히 수십년간 그냥 태워없애던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북극해를 피해 남쪽 해안에 터미널 지어도 알레스카이긴 마찬가지라 일년 중 대부분 바다가 얼어서 접근도 힘들다. 헌데 미국에 쇄빙선이 딱 2척있고, 그 중 하나는 수리중인데 그게 언제 끝날지 예상 할 수 없어서 현재는 [폴라스타호] 한척뿐인데 이마저도 남극 기지 물자 수송에 못박혀 여력이 없다-여름에 잠깐 쇄빙선 대동하고 유조선을 보낼 수 있지만 일단 쇄빙선이 오질 않는다)
마지막으로 대미 투자금액 다 쓰지도 못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이 트럼프 임기내내 미국 조선업에 1500억불을 투자한다고 명시했는데, 한화오션이 미국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필리조선소]를 1억불에 인수했습니다.
도대체 뭘 어떻게 투자하면 1500억불을 3년 5개월 안에 다 투자할 수 있는지 궁금해지는 부분이죠.
솔직히 필리조선소의 인수에만 약 1년이 소모되는 판이라(미 의회 인준등 행정 처리기간 포함) 트럼프 임기내내 10억불이나 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조선소를 수중에 넣는다고 해도 직원 교육과 시설 개보수에만 오랜 걸리기 때문에 신규건조는 낙관적으로 전망해도 트럼프 임기 말이나 가능한 형편입니다. 여기에서 대형선박이나 군용함선 제작에만 몇 년씩 걸리는지라 장담컨데 한국의 조선투자의 효과를 트럼프 임기내에 보긴 틀렸습니다.
결론적으로
어차피 보증이라 외환보유고와 직접 연관이 없고
한국의 가스 수입은 하고 싶어도 못하고, 대미 투자 역시 트럼프 임기 내에 1/10도 하기 힘듭니다.
트럼프가 뻥 치는 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특히 숫자에 관한 건 일단 부풀리는 특성이 있는지라 심하게 에누리해야 본질을 볼 수 있습니다. 그가 지껄이는 숫자는 자리수를 한두개 빼야 하죠.
덤으로 트럼프만 뻥을 치는 게 아니라 트럼프가 거짓말만 하기 때문에 한국등 대상국들도 뻥을 칠 수 밖에 없는 구조라.투자금액을 부풀려 거짓말해도 확인할 방법이 그다지 없습니다. 이를테면 시설투자는 건설업과 관련하는데 건설과정에서 야바위 돌리는 게 일상적이고 우리는 이런 야바위질에 능수능란한 국가라는 사실을 부연해둡니다.(순살 아파트 사건을 떠올려보길)
이거저거 집어치우고 정부 보증이 들어가고 미국 기업의 인수가 걸려 있는 한 양국 국회의 인준이라는 지리한 과정이 필요하고 여기에 은행 대출 프로세스도 더럽게 지리한 과정이며, 여기에 투자기업 간 절충시간까지 고려하면 3년 반안에 뭔가 이뤄지기는 하늘에 별따기입니다.(여당이 하는 건 무조건 필리버스터로 버티는 우리 야당이 있는 한 우리도 힘들지만 미국도 민주당의 꼭지가 돌아버려서 뭐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이 한국 등 타국이 투자하는 내용을 3개월마다 감시해서 추가 관세를 메기겠다는 주장도 개소리입니다.
단적인 예로 미국은 아프칸에 20년 넘게 1조 8천억불 이상을 집행했는데 철수가 결정되자 바로 탈레반에 밀리기 시작해서 철수가 다 끝나기 전에 미군 코앞까지 탈레반이 밀려들었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는데 1/10만 제대로 집행되었어도 그 꼴은 안 났다는 건 설명할 필요도 없습니다. 미국이 자기 예산이 쓰이는 것도 감독을 못하는데 참도 타국이 스스로의 돈 쓰는 걸 철저하게 관리가 될 턱이 없는 겁니다.
트럼프가 원하는 건 거짓말이던 말던 자기 자신의 업적을 부풀리는 것이라
트럼프 자신이 거짓말하는 건 이젠 비밀도 아니고 그런 트럼프에 맞추려다보니 한국 등도 거짓말을 대놓고 하는 야바위판이라는 소리입니다.
이런 판에 (트럼프던 누구던) 숫자가 정직할 거라고 믿는 게 호구라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단순히 계산해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숫자놀음인데 뭘 국부가 바닥날 걸 걱정하냐는 소리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