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의 기원은 넓게 보면, 방패에 빵과 치즈 그리고 대추야자를 올려 구워 먹었다는 아케메네스 왕조 때의 페르시아인들, 치즈와 허브를 빵에 얹어 먹었다는 그리스인의 사료를 들 수 있다. 로마 신화의 아이네이아스는 "찾고자 하는 땅에 도착했을 때 식탁을 먹어치울 만큼 배고플 것이다" 라는 하피들의 저주를 받고 이탈리아에 상륙 후, 너무 배고픈 나머지 접시 대용으로 쓰던 빵까지 먹어치운 후 찾고 있던 땅에 도착했음을 알아차렸는데, 신화적인 이야기지만 그만큼 지중해 문화권에서 대중적인 요리 방법으로 납작한 빵 위에 무언가를 올려서 먹는다는 건 만두만큼이나 흔한 요리 형식이었음을 알 수 있다.
2023년에는 고대 로마의 폼페이 유적에서 현대 피자의 조상에 해당하는 음식을 묘사한 프레스코 벽화가 발견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토마토나 치즈 같은 걸 쓰지는 않았지만 대략 포카치아에 석류, 대추 같은 과일과 향신료 등을 가미한 형태라고. # 16세기경 비오 5세 치하 교황청에서 이미 치즈와 설탕, 장미물로 만드는 빵에 "피자"라는 명칭을 썼다는 기록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토마토 소스 + 치즈 + 빵이라는 피자의 3대 요소를 갖춘 것만 놓고 보면, 페루 총독 마누엘 데 아맛(Manuel de Amat)이 1770년에 나폴리에 총독령의 선물로 토마토 씨앗을 전파한 후, 이미 치즈와 빵 위에 올려먹도록 정립돼있던 "마리나라 피자"에 토마토 소스를 얹게 된 후의 일이었다. 정확히 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토마토가 들어온 후부터 바로 치즈와 토마토를 같이 빵 위에 굽는 방법이 만들어졌고, 1843년쯤에는 이미 유럽에 널리 퍼져서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가 다채로운 피자의 토핑에 대해 기고하기도 했다. 이후 이탈리아 통일 전쟁이 끝나지 얼마 안 된 1889년 마르게리타 왕비의 나폴리 방문을 기념한다는 의미로 요리사 라파엘 에스포지토가 이 구성에 바질을 추가한[9] 피자 마르게리타를 이탈리아 통일의 삼색인 초록색 바질, 하얀 치즈, 빨간 토마토로 정립하면서 이탈리아 전체를 상징하는 요리로 자리잡았고,구휼 음식으로 각광을 받으며 피자는 남부를 중심으로 이탈리아 전역으로 퍼져 나간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간 이탈리아 이민자들에 의해 미국으로도 전래되었으나 처음에는 별 다른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나폴리탄 파이라는 말도 피자를 앵글로색슨계 미국인들이 자기들이 즐겨먹는 파이의 일종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이탈리아에 진주하던 미군이 귀국하고 이탈리아에서도 미국으로 이민오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이탈리아에서 먹던 피자를 그리워하던 사람들에 의하여 피자가 미국에 퍼지고, 이것이 다시 전 세계로 퍼지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두툼한 반죽에, 토핑을 잔뜩 얹은 '미국식 피자'가 생기게 되고 이걸 보는 이탈리아인은 "저게 피자야!?"부터 "미국 놈들이 피자에 무슨 짓을 한 거냐?", "저건 로마 놈들이나 처묵는 피자 아이가!"[10]하면서 미국식 피자가 본토보다 널리 퍼졌다는 것을 굉장히 못마땅해한다. 심지어 매우 극단적인 사람들은 아예 미국식 피자를 피자로 인정하지 않으며 이탈리아식 피자만이 진짜 피자라고 주장한다. 한국인이 이해하기 편하게 비유하자면, 김치의 원론적인 정의는 (주로 김장 전용의)결구배추를 소금물에 절이고 갖은양념으로 맛을 내어 발효시켜 보관성을 높이고 특유의 맛을 내는 발효식품이자 특유의 조리 양식이며, 발효 과정에서 복잡한 감칠맛을 내기 위해 젓갈과 같은 동물성 재료를 넣을 수도 있다고 설명된다. 즉, 저 기준을 지키기만 하면 흔히 보는 배추김치, 무김치가 아니라도 김치라 할 수 있다는 것이 원론적 설명이고, 실제로도 자주 먹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종류의 김치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하지만 해외의 한식 챌린저들 중에는 양상추 김치나 치커리 김치같이 평범한 것이 아니라 사과나 망고를 살짝 절인 다음에 생크림을 넣어 발효시킨 '사워크림 과일 김치'같은 것을 시도하는 이들도 있는데, 이것이 세계적으로 김치의 보편적인 이미지로서 널리 알려지게 된다 한다면 한국인들이 보기에는 (설령 조리 양식에 대한 이론상의 정의에 부합한다고 해도)순순히 인정하는 것에 아주 많은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11]